[스크랩] 한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한약과 중금속,농약. 한약과 간독성. 한약과 스테로이드)

2011. 11. 16. 18:32이것저것/흔한 오해와 잘못된 속설

한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

 

“한약은 중금속과 농약 때문에 불안해서 못 먹겠어요

언론에서 문제 제기가 된 대부분의 한약재들은 일반인들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품용 한약재’입니다.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는 한약재는 ‘식품용’이 아닌 ‘의약품용 한약재’입니다. 규격의약품용 한약재는 식약청의 엄격한 검사 기준에 의해 관리 되고 있습니다. 수입 한약재 또한 통관 시에 기준치 이상의 농약이나 중금속이 검출되면 전량 폐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일반인들이 약재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와 건강 기능 식품에 들어 있는 한약재는 ‘식품용’이라 검사 기준도 덜 엄격할 뿐 아니라, 검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유통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엄격한 관리, 감독을 거친 규격 한약재를 사용하는 한의원, 한방병원에서 한약을 복용한다면 중금속과 농약을 걱정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식품으로서 매일 먹는 쌀, 채소, 과일보다도 더 안전합니다.

일례로, 1999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한약재의 잔류중금속 기준 카드뮴 0.3ppm의 경우, 2011년 올해 제정된 국내산 인삼 카드뮴 0.5ppm보다 엄격한 기준입니다. 또한 잔류농약은 ‘불검출’되어야만 한약재 수입이 가능하고 이러한 규정을 만족시킨 한약재만이 ‘규격 의약품용 한약재‘로 한의원과 한방병원으로 공급됩니다. 현재 상당수의 중국산 한약재를 수입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유럽약전(EP)에서는 한약재 카드뮴 기준을 1.0ppm 이하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식품의 카드뮴 허용기준은 매일 먹는 쌀은 0.4ppm이하, 흔히 반찬으로 섭취하고 있는 생선·조개 등 어패류는 2ppm 이하로, 한약재는 매일 먹는 식품보다도 훨씬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한약은 매일 매일 먹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1~3개월 먹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또한 3개월 이상의 장기 복용의 경우라 할지라도 그 섭취량이 하루 200g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금속이나 농약에 의한 피해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약의 경우 보통 달여서 탕약의 형태로 먹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이렇게 열을 가해 달인 뒤 섬유질은 버리고 섭취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중금속의 경우 이 섬유질에 부착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과일이나 채소를 생으로 먹는 것 보다 중금속을 잘 걸러내서 먹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고 하던데 괜찮나요?”

질병의 치료를 위해 한약 복용을 원하지만 간이 나빠진다는 말을 들어서 꺼려진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환자 분들이 계십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한의사를 통해 진단을 받고 처방을 받은 한약의 경우에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한약의 대부분은 우리가 식품으로도 오래 전부터 먹어 오던 것이기 때문에 그 안전성이 검증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쌀밥이나 김치, 나물, 된장찌개 등을 먹으며 간이 나빠질까 걱정하는 분들은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이처럼 대부분이 안전한 한약이지만 몇몇 한약재들의 경우 간독성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마황이라는 약재입니다. 최근 이슈가 되었던 것은 한 식품업체에서 무허가로 만든 다이어트 식품이었습니다. 이 다이어트 식품에는 하루 최대 허용량을 4배나 초과하는 양의 마황이 들어 있었습니다. 당연히 허용량을 초과한 마황으로 인해 독성 간염에 걸려 입원한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도 마황은 일반인에 의한 판매가 금지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마트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들에도 마황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로 인한 피해들이 발생하자 전문가인 의사에 의해서만 사용될 수 있게 바뀐 것입니다.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을 거치지 않은 마황과 같은 여러 생약 성분이 들어간 건강 기능 식품들의 부작용들로 인해 해리슨 내과학에도 생약 성분의 간독성에 대한 문구가 들어가게 됩니다. 이는 한국의 의사들이 한약에는 간독성이 있다고 말하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자 여기서 한번 생각해봅시다. 감자는 채소류입니다. 감자의 싹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채소에는 독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복어는 어류의 하나입니다. 복어의 내장에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맹독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어류에는 독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한약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한약재 중 독성이 있는 한약재가 있다고 해서 마치 모든 한약이 간독성이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리고 감자의 경우 싹을 잘라내고 먹고, 맹독이 있는 복어의 경우에도 복어 조리사라는 전문가를 통해서 독이 있는 부분을 제거하고 먹을 수 있습니다. 한약의 경우도 독성이 있는 한약재일지라도 전문가인 한의사를 통해서 신중한 진단과 처방을 거쳐 용량 용법 등을 결정할 경우는 간 독성의 위험 없이 복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흔히 한약이라고 말할 경우, 그 범위는 한의원에서 전문가인 한의사를 통해 처방 받은 한약뿐 아니라 건강원에서 달여 먹는 한약들 심지어 개소주까지도 포함됩니다. 또 몸에 좋다고 해서 스스로 약재를 사다가 전문적인 지식 없이 달여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자들의 경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더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복어 조리사의 자격 없이 복어를 요리해 먹다 중독되어 병원에 실려 가거나 심지어 사망하게 된 사람의 이야기는 한번쯤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도 정해진 용법 용량을 지키지 않으면 약인성 간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양약들이 전문가인 의사와 약사들을 통해 처방되고 복약 지도를 하게끔 되어 있는 것입니다.

당연히 한약의 경우는 전문가인 한의사를 통하여 복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마황의 경우도 한의학 서적에 효용뿐 아니라 과용 했을 때의 부작용, 금기증에 대해서도 나와 있습니다. 또한 표준 체중 이하인 사람,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생리 양이나 소변 양이 적은 사람 등 마황을 쓸 때 보다 신중해야 할 경우에 대해서도 한의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마황 뿐 아니라 약인성 간염을 일으킬 수 있는 약재들에 대해서도 숙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약인성 간염에 대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약인성 간염이란 양약, 한약, 건강기능식품 등의 약물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간 기능의 손상을 말합니다. 약인성 간염의 경우 인과 관계를 밝히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약물이 원인이 아닌 간 기능 손상도 많기 때문입니다. 음주, 비알콜성 지방간, 과로 등에 의해서도 간 기능은 손상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하나의 약을 먹는 경우보다 여러 가지 양약을 먹는 경우, 양약과 한약을 같이 먹는 경우, 건강 기능 식품과 약을 함께 먹는 경우 등이 더 많기 때문에 인과 관계를 밝히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약인성 간염을 진단할 수 있는 특이 검사법은 없고 임상적 의심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간 기능 손상의 다른 원인들이 배제된 상태에서 의심 약물을 중단했을 경우 간 기능이 회복되는지를 관찰합니다. 보다 정확한 방법은 간 기능이 회복된 뒤 의심 약물을 다시 복용해보는 것입니다. 만약 간 기능이 다시 손상된다면 해당 약물에 의한 약인성 간염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간 손상이 가속화 될 수 있고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윤리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이렇듯 약물과 간독성 간의 인과 관계를 명확히 하기가 어려운데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고, 한약으로 인한 약인성 간염을 경솔하게 판단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한약을 장기 복용한 환자들의 간 기능을 조사해 본 결과 아무런 해가 없었다는 논문이나 시호 등의 한약재를 사용한 결과 약인성 간염, 만성 간염이 호전되었다는 논문들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잘못 알려진 것과 달리 도리어 간 기능을 회복하고 간 질환을 치료하는 목적으로도 한약은 많이 처방되고 있습니다.

 

“한약에는 스테로이드가 들어 있어서 좋지 않다고 하던데 괜찮나요?”

한약에는 스테로이드가 함유되어 있어서 부작용이 크다고 흔히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대부분의 한약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함유하지 않습니다. 또한, 천연물에 존재하는 스테로이드는 합성스테로이드와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다르며 부작용도 거의 없습니다. 합성 스테로이드와 천연 스테로이드의 차이점을 알아보겠습니다.

합성 스테로이드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스테로이드로 체내 부신 피질 호르몬과 같은 기능을 하게끔 화학적으로 합성한 호르몬을 말합니다. 면역억제제인 스테로이드제는 항염, 진통, 해열 등의 효능이 있어서 아토피 피부염, 건선, 지루성습진, 류마티스관절염 등 난치성 면역질환과 대부분의 피부질환에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작용하여 증상을 경감시켜 줍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를 오래 쓰면 약물내성과 면역력 저하 등이 나타나서 소화관 출혈, 위장 천공, 출혈성 췌장염, 경련, 두개내압항진, 우울증, 골다공증, 녹내장, 백내장, 천식 발작 및 악화, 백내장, 녹내장, 쿠싱 증후군, 다모증, 탈모, 색소 침착, 월경 이상, 피로감, 발열, 두통, 정맥염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천연 스테로이드는 크게 동물성과 식물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동물성 스테로이드는 동물의 뇌하수체, 정낭, 부신 등에 많이 존재하며 내복하면 효과가 미약하기에 추출하여 주사제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독일의 히틀러가 황소의 정낭에서 추출한 동물성 호르몬 주사제제로 활력을 유지하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식물성 스테로이드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스티그마스테롤(Stigmasterol), 베타시토스테롤(beta-sitosterol) 등이 있는데 가지과 식물이나 마과 식물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지모, 황정, 인삼, 시호, 반하, 맥문동, 목단피 등의 약재를 비롯하여 더덕, 도라지, 감자, 율무, 결명자, 마늘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채소에도 스테로이드는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매일 먹는 두부, 콩나물, 된장, 곡물, 채소류 등은 모두 스테로이드를 함유합니다. 스테로이드 구조를 가진 화합물이 들어 있어서 한약이 위험하다고 한다면 김치를 비롯한 야채들은 먹지 말아야 합니다. 더구나 한약은 1일에 대개 20~60g의 한약재를 복용하는데 비해 식품은 1000~1300g정도로 복용량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약이나 식품 중에는 체내 스테로이드 호르몬 함량을 높이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 중 감초의 주성분인 글리시리진은 물이나 체내에서 분해되어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분해하는 효과를 가진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분해가 저하되어서 혈중 스테로이드 농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루에 50g이상을 6주 이상 복용 시 저칼륨혈증, 고혈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약 처방 중에 들어가는 감초의 용량은 1회 복용 분량이 3g정도 밖에 안 되는 분량으로 극히 적습니다. 그리고 부작용이 나타날 정도로 장기간 사용하지 않습니다. 감초를 향신료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네덜란드 사람들은 1인당 평균 1년에 2kg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천연물 속의 식물성 스테로이드는 미량이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 또한 미미합니다. 또한 합성스테로이드는 체내에 수 개월~수 년씩 잔류하는데 비해 식물성 스테로이드는 길어도 며칠이면 체내에서 배출되므로 부작용이 훨씬 적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같이 강력한 약리작용과 함께 부작용을 나타내는 성분을 함유하는 한약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천연물에 존재하는 스테로이드는 합성스테로이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은 우리 몸에 해로운 존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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