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22. 12:21ㆍ이것저것/기타
약 한달 전까지 꾸준히 뒷목, 어깨 부위를 치료받으셨던 분이 계셨습니다. 치료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좋았고, 환자분도 꽤 만족해하시면서 잘 치료받으셨던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셔서 진료확인서를 발급해달라고 요청하셔서 발급해드렸는데요, 갑자기 이 분이 불같이 화를 내시는 겁니다. 그래서 왜 그러시냐고 여쭈어봤더니, 왜 상병명이 s코드가 아니고 m코드로 되어 있냐면서, 제가 상병명을 잘못 기재하여 이 진료확인서를 가지고서는 보험사에에서 돈을 받을 수 없으니 당장 똑바로 다시 해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그러시다면 다시 확인해보자고 말씀드리고 차트를 보았더니 이 분은 분명 m코드 상병명 진단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환자분은 운동하고 나서 아프게 된 것이니 이것은 질병이 아닌 상해이며 따라서 m코드가 아니라 s코드에 해당된다라고 생각하고 계시더군요. 제 짐작에는 아마도 환자분께서 운동 중 부딪히거나 넘어져서 염좌상 또는 타박상을 입는 경우와 혼동하고 계시는 것이라 추측되었습니다. 사실 이 분은 운동이 아프게 된 도화선이 되긴 했지만, 만약 운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오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을 분이셨습니다. 만성적인 피로와 자세 불량, 스트레스 같은 것들이 근육 상태를 안 좋게 만들어서 광범위하게 산발적인 근육근막통이 와 있는 상태셨습니다.
그래서 환자분께 설명을 해드렸습니다. '상해는 어떤 사고에 의하여 타박이나 염좌, 골절 등이 초래되는 것이지, 운동하고 나서 아픔을 느끼셨다고 무조건 상해가 아닙니다.' 라구요.. 그런데, 이 환자분 이해력이 좀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너무 흥분하셔서 제 말이 들리질 않으시는건지.. '그럼 뼈가 부러지기라도 해야만 상해로 해주시는 건가요?' 라고 하시더군요ㅠㅠ. 이 정도 되니, 의사도 사람인데 서운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내가 치료를 똑바로 안 한것도 아닌데 이런 일 가지고 이렇게 큰 소리를 질러대는 것은 너무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구요.
사실은 제가 평소에 우리 환자분들이 매달 비싼 보험료를 내면서도 마땅히 받아내셔야 할 한의원 치료비를 받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는 것에 대해서 안타깝다는 생각을 해왔었습니다. 그래서, 수년 전에 벌써 특별히 카운터에 실비보험을 들어놓으신 분은 미리 간호사에게 말씀해주시면 잘 도와드리겠다는 내용을 a4 용지에 출력해서 붙여놓았고, 그 결과 생각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치실 뻔한 환자분들이 그 내용을 보고 의료비를 청구해서 받으시고는 하늘에서 떨어진 용돈을 받는 기분이라고 하시면서 제게 고맙다고 하신 경우도 셀 수 없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이런 일을 당하니 저는 너무나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환자분 갑자기 울면서 무조건 해달라고 떼를 씁니다. 사실 진료비도 얼마 안되는 금액이었는데,,
어떻게 해야 다시는 이런 일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별 뾰족한 방법이 생각나질 않는군요^^ 만약 이 문제에 대해서 도움말씀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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