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6. 19:45ㆍ이것저것/기타
체(滯)한 경우
가끔씩 환자분들이 '저 체한 것 같은데요, 맞나요?' 하고 물어보실 때가 있는데요, 이런 경우 사실은 제가 할 질문을 환자분이 하신 겁니다. ^^ 왜냐하면 체함은 환자분이 호소하는 증상이지 의사가 진단하는 병명이 아니거든요^^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일단 서울대병원에서 말하는 체기의 정의를 보겠습니다.
정의
체증은 과식하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후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으며, 갑작스레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음식이 목에 걸린 듯하거나 배가 가득 찬 듯한 느낌을 동반하는 것을 말한다. 명치 부위가 결리고 답답하거나 타는 듯이 아플 수 있다. 때로는 트림이나 메슥거림, 상복부의 타는 듯한 통증, 구역질, 설사 등이 함께 나타나기도 하고, 이마에 식은 땀이 흐르거나 손발이 차가워지고 기운이 없어지며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체했다'는 표현에 정확히 상응되는 의학용어가 없기 때문에 의학적으로는 이런 말을 잘 사용하지 않으며, 소화불량이라는 단어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 체한 증상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특별한 치료 없이 없어지기도 하고 때로 장기간 반복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서울대병원-
자~ 정의라고 제목을 달긴 했지만 명확히 정의내리지 못하고 그저 설명해주고 있을 뿐입니다.^^ 왜냐하면 의학교과서에 '체함, 급체, 식체' 등의 용어 자체가 등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혹시 한의학에서는 명확한 정의가 나와 있을까요?
식체[ 食滯 ]
소아가 젖이나 음식을 절제하지 않고 먹어 비위(脾胃)가 운화하지 못하여 음식이 장위(腸胃)에 쌓여 생기는 병증. 트림이 나고 배가 부르며 시큼하고 쉰내 나는 찌꺼기를 토하고 식욕이 감퇴한다. 또 배가 그득하면서 열이 나거나 누르면 아프고, 변비가 생기고 대변에서 심한 악취가 나며, 미열(微熱), 구갈(口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요렇게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구요, 또
-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차고 익지 않으며 변질된 음식을 먹고 비위(脾胃)가 상해 허약(虛弱)해진 병증임
출처 한국전통지식포탈
요걸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원래는 한의사들의 진단 상병명 코드에 '식체' 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병코드가 양의사들과 통합되면서 '식체' 코드가 없어져버렸지요. 서양의학적으로 규정짓지 못하고 있지만 그 실체가 실존하는 것은 남겨두는 것이 더 좋았을텐데 다소 아쉽습니다. '산후풍' 이라는 상병코드가 한의학에서는 아직도 살아남아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암튼, 그래서 이젠 한의사들도 식체를 식체라 부르지 못하고 소화불량 또는 소화장애로 불러야 하는 현실이 되었답니다.
여하튼 여러가지 조사와 그간의 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식체= 급체를 정의내려 본다면,
식체란 주로 급성적인 위의 기능장애와 염증으로서, 위장부위의 불편함, 두통, 현훈, 오심, 구토, 설사, 식욕부진, 트림, 무력감, 식은 땀 등의 증세를 보이는 증후군이다~
라고 하겠습니다. 증후군이라고 한 것은 그 실체를 정밀 검사를 통하여 증명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지만, 반복적으로 일정한 패턴으로 관찰되어 추정적 진단이 가능한 종류로 보기 때문에 그렇게 칭하였습니다.
자, 이렇게 힘들게 식체의 정의까지 제 나름대로 내려봤습니다만, 여전히 환자분께 당신은 식체입니다 또는 아닙니다. 라고 말씀드리긴 여전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인체는 복잡해서요, 식체와 동시에 감기 또는 장염이 동반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치료와 처방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미 경험에 의해서 식체와, 감기, 장염까지 종합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나와 있거든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실제로 음식물이 위장에 걸려 있는 법은 없답니다. 다만 위의 염증 또는 기능장애 상태가 신경을 자극하는 상태가 지속되어 그렇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제 체함에 대해서 좀 이해가 되셨나요?
여의도 다사랑한의원은 급체에 대해서 위는 물론이고 부신피질이나 소장대장 등을 담당하는 자율신경이 압박받고 있는 곳들을 약침요법(한약주사)로 풀어주는 치료가 가능합니다. 기존의 침이나 약물 치료로도 충분히 유효하지만 이 약침요법을 쓰면 일그러져 있던 환자분의 얼굴에 갑자기 웃음기가 도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답니다.^^
체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선 항상 음식 조심하시고 천천히 꼭꼭 씹어드세요~^^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다사랑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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