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21. 17:13ㆍ이것저것/기타
아이 감기 때문에 강릉에 사는 사람이 강남의 소문난 이비인후과를 찾아다녔다니..
다름아닌 제 고모님의 이야기입니다. 강릉에 사시는데요, 아이가 감기에 걸릴 때마다 잘 낫질 않아서 강릉의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실력이 없다고 생각하시고 강남의 소문난 모 이비인후과를 찾아다니신답니다. 고모님께서 오죽 답답하셨으면 이렇게까지 하셨을까 생각하니 참 안쓰럽더군요. 하긴 부모 마음이 다 그렇습니다. 본인이 아픈 것은 대수롭지 않지만 본인 아이가 열이 펄펄 나고 코가 막혀서 칭얼대는 것을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지요.
그러나, 여러분들도 강릉의 이비인후과 의사가 실력이 딸리고 강남의 그 이비인후과 의사가 더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전 절대 그리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한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처방하는 약은 딱 몇 가지로 정해져 있는 것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의사는 다른 의사가 쓰지 않는 특별한 비방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차피 아이의 감기에 쓰는 약은 해열진통제, 항히스타민제, 진해거담제 등이 전부라서, 강남의 의사만 쓸 줄 알고 강릉의 의사는 쓸 줄 모르는 그런 류의 약은 애시당초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어떤 큰 수술을 해야되는 상황이라면 다를 것입니다. 어떤 수술은 쉽게 접할 수 조차 없으므로, 그 수술을 능숙하게 잘 할 수 있는 의사는 우리나라에 수십명이 채 안되는 일도 충분히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라면 오히려 강남의 그 소문났다는 이비인후과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체 얼마나 독하게 약을 처방했길래 그렇게 환자들을 혹하게 했을까?
어떤 의사를 찾아갈 지는 결국 각자의 몫일 수 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이 글이 환자분들의 현명한 선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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